데카트론 SH500 울양말 구입, 그리고 간단한 후기.
들어가며...
겨울이 오면 나는 늘 울양말을 꺼내 신는다. 면양말보다 쾌적하고, 합성섬유 양말보다 포근한 울양말은 겨울의 특권과도 같다. 그런데 이 울양말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첫 째로 값이 제법 나간다는 점이고, 둘 째는 그 값어치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다.
첫 째로 값은 상당히 중한 문제다. 일반적인 면양말 가격이 켤레 당 1,000~2,000원 정도 하는 반면(1) 울양말은 기본적으로 켤레 당 10,000원을 넘어가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나마 코울(Kowool)이 메리노울 66%에 8,000원을, CQR이 울 65% 함량에 6,000원대를 형성해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외의 올숨워크, 다사마, 산로 등 국내 브랜드의 양말은 대체로 10,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성비를 따져도 일반 양말의 3배라는 가격은 자뭇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둘 째로 그에 비해 내구성이 낮다는 점이다. 물론 울양말이 대체로 등산양말로 나오는 만큼 엘라스틴이나 고무사 내구성은 일반 면양말보다 낫긴 하지만 대부분 가성비 울양말이 울과 아크릴 혼방으로 이뤄진 만큼 마찰에 굉장히 취약해 쉽게 보풀이 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울양말의 내구성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울과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함량을 줄이고 나일론(폴리아미드)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나 가장 저렴한 CQR 울양말은 나일론이 안들어있고, 다사마 미디엄웨이트는 10%, 코울은 22%의 나일론사가 들어있지만 이들도 (당연하지만) 면이나 폴리합섬 양말에 비하면 보풀이 상당한 편이다. 애지중지하며 손세탁하면 그나마 낫긴 하지만 그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내구성인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울 함량이 낮은 양말로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은 50%이하, 나일론의 비중이 높아서 튼튼한 울양말 말이다.
검색 끝에 데카트론 SH500이 보였다. 혼방율은 메리노울 29%, 아크릴 22%, 엘라스타인 3%, 폴리아미드(나일론) 46%로 설명을 보니 피부에 닿는 내부만을 메리노울 테리원사로 감싸고 바닥 쿠션은 아크릴, 그리고 겉은 폴리아미드로 내구성을 극대화한 물건으로 보였다. 다만 가격이 켤레 당 12,450원으로 이 값이면 CQR은 2켤레, 코울은 1.5켤레를 구입할 수 있는만큼 내구성이 생각보다 낮으면 그냥 가성비 양말을 사는게 나아보였다.
아무튼 구입해서 처음으로 착용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장점
- 발목이 군용양말처럼 높고, 꽉잡아준다. 이 정도면 발목이 흘러내릴 걱정도 없고, 타이트하게 잡아줘 등산시 체감적 안정성이 높았다.
- 왼발, 오른발이 구분된 비대칭 양말이라 발에 딱 맞았다. 마치 양말이 두 번째 피부가 된 것같은 기분이었다.
-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높은 새끼와 엄지발가락 부분이 보강되어 있다. 다만 나는 양말 신으며 구멍이 뚫리기 보다는 울이 다 닳거나 늘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 큰 의미는 없다.
2. 단점
- 생각보다 더 얇다. 나일론이 주 소재이고 메리노 울은 흡습을 위해 피부에 몰려 있는 구조이다 보니 일반 쿨맥스 등산양말보다 얇아 방한용이라는 표시가 무색하다. 그렇기에 따뜻함이 부족하고 기존 등산양말에 맞춰진 등산화에선 발이 좀 노는 경향이 있다.
- 쿠션이 거의 없다. 바닥부분 쿠션은 CQR이나 다사마 미디엄웨이트의 절반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면 충격이 더 잘 전해져 돌산에선 노면이 느껴져 불편하다.
대충 결론
만약 두꺼운 울양말을 원한다면 올숨워크의 C5.0이나(나일론 등 40%라는데 그래도 20%이상 쓰지 않았나 싶다), 코울이 나을거 같고, 나는 내구성이 딱히 중요하지 않다! 한다면 CQR에서 새로나온 72%짜리 울양말이 나을거 같다. CQR 양말 세 켤레에 16,000원대에 사면 못해도 1년은 신을 수 있으니
(1) 대표적인 온라인 판매처인 무신사를 기준으로 할 때 양말 부문 판매 1위인 무신사 라이트웨이트 양말은 켤레당 2,427원, 2위인 일오공칠의 모노 트라우저 하프 삭스는 켤레당 1,320원 이었다.

